속초 여행 – 2박 3일

속초 단기 임대 숙소. 손님 퇴실 당일. 설 연휴 기간 마지막 주말이라 청소도 할 겸 시간 맞는 10년지기 아재 동생과 느긋이 다녀왔다.

첫째날, 날씨 : 눈, 구름

[ AM 08:30 ] 3개월 만에 보는 아재 동생하고 우리 집 지하 주차장서 만나 한 차로 속초로 이동했다. 짓 눈이 내려 도로도 빙판길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내촌 DI 스벅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몸을 추스르며 덕담도 하고 여행에 관한 스케쥴로 짧은 이야기를 나눈다.

[ AM 12:00 ] 숙소 도착. 짐을 풀고 점심 먹으러 자연스레 봉포머구리로 향한다.

차디찬 겨울 동해 바다를 보며 먹는 시원한 물회와 섭국은 최고의 조합이 아닐까 싶다. 바로 짐 풀고 점심 먹으로 온 이유 이기도 하다. 배가 고팠는지 싹싹 비우고 소화도 시킬 겸 등대 해수욕장 옆 방파제를 향해 동생과 나란히 걸었다. 하얀색 등대가 보였다. 그 아래 안전 휀스에 마른 꽃 한 다발이 메달려 있었다. 아마, 사연이 있는 꽃이겠지 ? 드넓은 동해 바다와 꽃 한송이의 외침은 한없이 작고 가엾지만 그 영혼 만큼은 강력하고 위대했다.

[ PM 14:00 ] 소화도 어느 정도 되었고, 차 한잔 할 겸 10분거리 고성 ‘글라스 하우스’로 향했다. 간만에 왔는데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물가가 많이 올라 라떼 한잔이 구천원이나 했다. 마시기는 10분 만에 마셨지만 아까우니 자리 값이라 생각하고 50분은 뻐딩겼다. 코코넛 라떼를 마시며 차가워진 몸을 녹이고 다음 행선지에 관해 논의했다. 즉흥적인 성격이라 사전에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나의 MBTI는 F나 P겠지 ?

[ PM 15:30 ] 다음 행선지는 고성 해변 라인을 따라 바다를 보며 그냥 올라가 보자 였다. 가서 이쁜 카페 있으면 들어가자 였고, 해변 길을 내비도 보지 않은 채 쭉 올라갔다. 십분 정도 올라가니 사람이 드문 한적한 해수욕장과 모던 한 카페가 눈에 보였다. 자작도 해수욕장 앞 ‘MONOSOME’ 카페였다.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시고 만들어주시는 차도 향이 참 좋았다. 가격도 합리적 !

저 멀리 자작도 해수욕장 앞 쌍둥이 돌 섬이 보이는데 이 섬 이름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카페 일층으로 내려와 아무도 없는 모래사장에서 돌섬을 멍하니 바라본다

[ PM 18:00 ] 고성에서 차 방향을 틀고 숙소에 주차 한 후, 두 시간 쉬다 저녁 먹거리를 사러 도보로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향했다. 동생이 회를 먹자하여 회모듬과 빠질 수 없는 오징어순대를 포장 후 화요랑 곁 들어 숙소에서 만찬을 즐겼다. 더부룩하게 먹는게 아닌 적당히 간결하고 깔끔하게 먹으니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었다.

둘째날, 날씨 : 구름

[ AM 07:00 ] 대충 씻고 양양 낙산사로 이동했다. 일출 시간이 07:30분 이어서 20분만에 빠르게 달려 제 시간에 맞게 도착하였으나 해는 뜨지 않아 아쉬웠다. 팁이라면 의상대 주차장에 주차를 하니 일출을 볼 경우 바다를 좀 더 빠르게 만나 볼 수 있다는 점. 길이 여러 갈래 길이라 천천히 산책하듯 이곳 저곳 둘러보았다. 경사가 급하지 않고 완만한 편이라 숨이 차지 않는다. 다래헌을 지나 해수관음공중사리탑, 칠층석탑과 낙산사 모두 천천히 둘러보았다.

영상 저 멀리 낙산해수욕장이 보인다.

사천왕문을 지나 의상대 주차장으로 내려가려는데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가 마중 나왔다. 여행객이 친숙한지 피하지 않고 50여미터를 함께 동행한다.

[ AM 10:00 ] ‘맛집’ 이라길래 오전 9시 대기표 3번을 받고 한 시간 기다린 ‘가보오토종닭’. 메인메뉴, 돌판해물짜장이 맛있다는 평이 있어 탕수육 소자와 함께 주문했다. 매운맛으로 주문했는데 얼마나 감칠맛이 나던지 향과 쫀득함 정말 일품이었다. 면을 먼저 먹고 국물은 공기밥 셀프라 함께 비벼 먹었다. 생각보다 기름지지 않고 더부룩하지 않아 근래 먹어본 중식 중 최고였다.

포만감이 극에 달해 무조건 걷고 싶어 무지성으로 설악산 국립공원을 내비 찍고 향했다. 이십분 정도 달린 끝에 도착한 설악산 입구. 가볍게 산책하러 왔는데 실제 입구에 도착하니 전문 장비 챙기고 한없이 가파르게 올라야 할 것 같아 목적지를 수정하였다.

[ AM 11:30 ] 카페 겸 산책을 할 수 있는 소노펠리체 델피노. 우리나라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절경을 E/V [10F, 엠브로시아] 내리자마자 경험할 수 있는곳. ‘와’ 소리를 무조건 2번 내게 되는데 하나는 절경에 ‘와’ 두번째는 사람이 미어터져 ‘와’ 자리 잡으려면 눈치 싸움을 해야하는데 난이도 극상이다. 운이 좋게도 테이블을 얻어 딸기 스무디와 메리골드 나비꽃차(?)를 시켜 ‘와’ 소리를 두번 내면서 마셨던 것 같다.

소화가 아직 되지 않아 엠브로시아 동 옆 소노캄 주차장으로 차를 옮기고 산책을 하였다. 전망대가 있었는데 소노펠리체보다 훨씬 쾌적하게 울산바위를 감상할 수 있었다. 다음에 오게 되면 이곳 카페와 전망대를 이용하리라 다짐함.

소노캄 델피노 C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전날 운전을 많이 하고 숙면을 푹 취하지 못 해선가 숙소 복귀. 낮잠을 3시간 정도 잤다.

[ PM 15:30 ] 속초오면 빠질 수 없는 코스인 영랑호 둘레길. 영랑호수윗길 주차장에  주차한 후 완전 무장을 하고 하프코스로 1시간 정도 산책을 하였다. 벗 나무들이 뼈만 앙상하게 남아 볼품은 없지만 한적하고 광활한 영랑호수와 겨울 설악산을 바라보며 걸으니 참 좋았다. 하프코스를 마친 후 둘레길을 따라 시원한 겨울 바람을 맞으며 창문을 열고 드라이브 또한 매력적이었다. 날이 어둑해질 무렵, 인트라움 앞 1층에 있는 파스쿠찌에 도착.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시원한 콜드브루와 달콤한 허니브레드로 당을 보충 하였다.

[ PM 18:00 ] 저녁을 뭘 먹을지 고민하다 오징어볶음과 냉삼이 땡겨 ‘별천지’로 향했다. 주말이라 전화예약은 불가, 바로 오는것만 가능하다. 오전에 먹었던 돌판 짜장 포만감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30여분 도보로 수산시장을 지나 별천지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냉삼2인분과 오징어 볶음. 청하와 곁들어 먹으니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배가 어느 정도 불렀음에도 냉삼과 오볶이 술술 들어가는거 보니 정말 맛집이었다. 동생까지 왔는데 벌써 2틀째 지나가니 좀 아쉬워 간만에 코인 노래방으로 향했다. 2% 부족하지만 참 노래를 기깔나게 부르는 동생을 보며 살만 빼면 되겠다고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었다. 청하 도수가 약해서였는지 ? 편의점에서 아사히와 오땅을 사고 유튜브를 좀 보다 잠이 들었다.

셋째날, 날씨 : 맑음

[ AM 08:00 ] 단기 임대를 또 맞추기 위해서 퇴실 청소를 해야 한다. 이불을 2번을 돌리고 말리는 동안, 아침 식사로 3분 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백반을 먹었다. 조미료 향이 너무 쌔고 위생이 깨끗한 느낌이 들지 않아 다음에는 오지 않을 듯(?) 하다. 중간 필요한 물품을 다이소 속초본점서 사서 보충하고 이불 마르는 시간에 속초 할리스에서 느긋한 커피 한잔과 브런치를 즐겼다.

[ PM 13:30 ] 남양주 아지트 복귀 ! 연휴 마지막 일요일이라 극심한 정체가 예상되었지만 이동구간 180km 하나도 막히지 않아 2시간 만에 무사히 도착 할 수 있었다. 연휴 3일 동안 동생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푸른 겨울철 동해 바다도 무한정 많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시간이었다.

Good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