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꿈

부동산에 크게 관심이 없거나 있더라도 좋은 아파트, 좋은 매물을 구하는게 사실 쉽지 않다. 본인 역시 마찬가지다. 평생 모은 예금과 만능key인 은행의 힘을 빌어 똘똘한 한 채 심사숙고 매수했음에도 막상 살아보니 실거주가 너무 불편하거나 갭으로 사둔 투자성 매물은 가치상승이 미미하여 도로 내놔도 팔리지 않는 진퇴양난에 빠지기도 한다. 세 살이에 지쳐 실거주 한 채 마련하고자 해서 유튜브니 부동산 카페니 가입해서 정보를 찾아보면 워낙 방대한 정보와 불확실한 정보가 혼재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팔랑귀되기 쉽상이다.

내로라하는 부동산 전문가라 하더라도 미래의 앞날은 한치 어떻게 될 지 장담할 수 없다. 부동산은 신의 영역이다. 이 지역은 무조건 올라요. 빨리 잡으세요. 등 떠미는 사람이 있다면 사기꾼이니 조심하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시행령은 밥 먹듯이 바뀌고 개발하기로 했던 프로젝트가 금리, 자재비, 인건비등 급격한 인플 상승으로 무기한 연기되거나 무산, 시행사 부도로 졸지에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리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서민의 내 집 마련의 꿈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기대에 가득 찬 계약서 싸인 한 장으로 말이다.

언젠가 남산 타워에 오른 적이 있었다. 어린이날이라 가족 단위 사람이 많았는데 그 무리 속에서 한 아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아빠 저 많은 아파트 중에 왜 우리 집은 없어요 ? 옆에서 흘겨 듣고 있던 나는 순간 경직이 되었다. 아빠의 표정을 안 봐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아이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시선을 돌리며 아이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

인생 어려운 미션 중 하나가 보금자리인 것 같다. 모두가 좋은 조건에 넓은 평수에 좋은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 우리나라 말고 전 세계를 찾아보면 그런 곳이 단 한 곳이라도 존재할까 ? 아마도 없을 것이다. 있다면 그곳은 유토피아일 것이다.

실상, 전 세계 어디를 비교해도 대한민국 만큼 치안, 의료, 교통, IT,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은 없다. 밤 12시가 넘어 돌아다녀도 안전하고 패스트푸드나 스타벅스에 핸드폰으로 자리 선점(?)도 가능하다. 주문하고 자리에 돌아오면 핸드폰은 그 자리에 다소곳이 있을 뿐. 도난 사고가 빈번한 외국에서는 기겁할 상황이라 대한민국의 치안이 얼마나 안전한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속한 행정 업무 처리와 다치거나 아플 때 전국 어디서나 받을 수 있는 의료 기관 건강보험 혜택은 정말 최고의 복지 중 하나다. 이렇게 살기좋은 대한민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금자리의 숙명. 내 집 마련의 꿈은 지구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미션일까 ?